호주에 온 첫 해
런콘에 첫 집을 마련해서
원시적인 삶을 살고 있을 무렵
 
리엘이가 널찍한 카펫에 덩그러니 버려진
검은 양말 뭉치를 가리키며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저게 뭐예요?
 
누가 양말을 뭉쳐서 카펫 위에 던져 놨을까? 내가?
그러나 곧바로 거기에 다리가 달려 있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옴마나, 그렇게 큰 거미를 볼 줄은 내 생애 생각도 못했습니다.
 
내가 저 거미를 놓친다면, 놓쳐서 사라진다면
내 가족에게 다시 나타나리라.
비장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마침 우리집엔 둔탁한 파리채가 있었습니다.
사람도 갑자기 맞으면 잠시 정신을 잃을만한.
 
가족을 뒤로 물리고
'무조건 잡는다' '몸으로라도 막는다' 결심하고
온 몸의 힘을 실은 일격을 가했습니다.
정확한 한 방에 괴물 거미는 치명타를 입고 뒹굴었습니다.
제 2, 제 3의 가격, 아마 제 4, 제 5의 가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