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십 여년 전
강원도 철원에 처음 자대 배치를 받아 갔던 때
마침 전차포 사격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던 모양입니다.
우리 소대 선임하사관 중사가 저에게 한 말
소대장님
제일 좋은 전차
제일 좋은 포수 드렸는데
1등 못하면, 뺨 맞을 각오 하셔야 돼요.
그 당시는, 생각에 여유가 없어서
계급에, 지위에 민감했던 때라
어디 선임하사가 소대장한테 뺨 어쩌구 하는 말을 해?
하는 데만 생각이 갔었지만(말은 안 했습니다 ^^)
살면서 가끔 그 말을 떠올려 봅니다.
나를 쳐다 보고, 나의 말을 듣고,
나에게 이것 저것을 해 주는 이 분들은, 내 가족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나를 리더로 세우신 그 분은 나에게
책임을 물으실 것이라는 것
그래서
사격대회에서 1등하고 뺨 안 맞았냐구요?
1등했는지는 확실히 기억 안 나지만
뺨 안 맞은 기억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