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이 별 소리 다한다고요?
그렇다면 한 마디씩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
 
시력에는 자신 있었는데
전광판의 읽힐 듯 말 듯한 호출번호를 옆에 선 청년이 단번에 읽어 알려 주었을 때
 
나즈막한 곳에서 살포시 뛰어 내렸는데
엉덩이까지 주저 앉았을 때
 
젊고 정신 바로 박혔으니 뭐든지 할 수 있다 생각했다가
덜컥 겁이 났을 때
 
사진에 찍힌 내 얼굴이
네 살 많은 형 모습으로 보일 때 
 
스포츠로 깎은 옛 사진이 괜찮아 보여 스포츠로 깎아 봤더니
머리만 짧아졌을 때
 
옆에 있는 아내를 가리키며
따님이냐고.... 물었을 때
 
그래서 머리를 염색했더니
머리만 까매졌을 때
 
신혼부부 집에 초대받아 갔더니
어른 모시기는 처음이라 했을 때
 
화장실에 들어가 조용히 오래 있자
아내가 밖에서 '여보 괜찮아?' 물었을 때
 
함께 잠을 청하고 누운 아내가 조용히,
'여보, 늙는 거 싫다. 안 늙었으면 좋겠다' 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