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작년 장로 임직 전후로는 그다지 알지 못했던 터라
교우들의 편리하고도 대략적인 이해를 위해 간단한 글을 써 봅니다.
 
어릴 적부터 보아 온 장로님들은
(제 아버지, 제 외할아버지도 장로님이었습니다)
교회에서 나이 드신 남자분들 중에 선별된 어떤 분들인데
주일날 주로 계시는 곳은 아무나 문 못 여는 당회실이란 곳이며
종종 목사님을 압박하거나 힘겨루기를 하고
장로님 되기 전과 된 후가 달라져 보이는 것이 사뭇
전도사님이 목사님 된 후 달라져 보이는 것만큼이나 되었던 분들로서
목사님 편에서도 좋아하지 않고
일반 교우들에게도 늘 불만을 사는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는 어떤 존재처럼 막연히 여겨져 왔습니다.
어린 시절 저에게 말이죠.
 
'목사님 잘 보필하라'는 임직시의 거의 유일한 권면은
'목사님의 걸림돌이 되지 말라'는 말로 실감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 이름에서
'브리즈번'은 지역
'한인'은 주 구성원
'중앙'은 다른 교회와 구별하기 위한 단어
'교회'는 기독교임을 밝히는 것이면
'장로'는 우리 교회의 기본적 특성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교회' 다음으로 중요한 무엇임에 틀림없습니다.
 
도입부가 더 긴가요?
 
그럼
성경에 있는 제도(직)인가?
왜 교회 이름에 '장로'를 명시하였는가?
어떤 역할이 기대되며 어떻게 선택되는가?
를 살펴본다기 보다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성경에 있는 제도, 혹은 직분인가?
사도들이 교회를 세움에 따라 장로들도 세웠으며
베드로 사도의 경우 자신도 함께 장로된 자라 불렀습니다.
감독이라 기록된 직도 같은직이라고 여겨집니다.
 
* 교회이름에 왜 '장로'를 밝혀 적었는가?
장로는 다스리는 장로(정치)와 다스림과 가르침을 겸한 장로가 있다고
많은 교단 헌법에 나와 있습니다.
다스리는 장로는 일반적으로 불리는 '장로'
가르침을 겸한 장로는 일반적으로 '목사'라 불립니다.
이 장로들(목사와 장로)이 당회를 구성하여 각 교회를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목사는 교회를 대표하고 장로는 교인을 대표합니다.
 
* 장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교인 스스로가 교인을 대표하는 장로를 선출하여
스스로를 다스리게 하는 것이 바로 장로교회입니다.
따라서, 교회운영과 재판(현 시대에는 잘 시행되지 않습니다만)을
장로들(목사와 장로)로 구성한 당회에서 맡게 됩니다.
이렇게 교회의 보이는 행정과 보이지 않는 신앙 등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게 됩니다.
 
* 선출은?
등록 교인이 모두 모인 공동의회에서 투표를 통해
2/3 이상의 득표자를 장로로 세우게 됩니다.
교인의 대표이며 교회 민주정치의 기본이 되므로 반드시 투표로 뽑습니다.
 
교회 내의 다른 직분자들과 마찬가지로
장로 자신이 받지 않아야 할 대우를 받으려고 함으로써
또 교회 교인들이 직분을 잘못 인식함으로써
교회에 덕을 이루지 못한 허다한 폐단이 일어남을 우리는 경험해 왔습니다.
그렇게 대표성을 상실한 장로들을 '종신직'으로부터 내려오게 하기 위해
임기제, 신임투표, 순환 뭐시기 이런 시도들이 일부 교회에 있어 온 것입니다.
 
제가 늘 해 오던 성가대를 올해부터 쉬게 되자 어떤 분들은
'은사를 저버리면 하나님이 싫어하신다'
'성가대를 안 하면 그럼 무슨 일을 하느냐'
는 등의 말씀을 하시는데요
제가 성가대를 쉬는 것은 개인적인 일로, 전부터 목사님께 얘기 드린 일이며
실제로 장로 임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꼭 그렇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성가대를 하면서 잘 보지 못한 부분들을
성가대 밖에서 한 두 달 지내면서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장로 임직을 전후해서 경험한 다양한 갈등을 통해
생각하고 느끼며 정리한 것들을
글을 읽으시는 몇몇 교우들과 같이
교회 제도의 기본과 그 출발을 다시 생각함으로
은혜로운 교회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