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학창 시절
늘 인생을 늦게 깨우쳤던 나는,
2 년 앞서가는 누나의 성숙한 세계를
늘 이해하지 못한 채 자라갔을 것이다.
커피의 세상에 먼저 들어간 누나는
'백해무익'한 것을 자꾸 먹는다는
어머니의 핍박을 꿋꿋이 견뎌내며
혼자만의 외로운 커피의 삶을 꾸려 갔었다.
돈도 없던 그 시절 어디서 돈을 마련해서
조그만 커피 병을 샀었는지 모르겠다.
몇 년 전 칠순 잔치도 없이 칠순을 넘긴 어머니는
이제 커피를 사랑하는 분이 되었다.
커피를 마셔야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하신다.
날 밝기 전 일찍 일어나서
식구들 아침을 준비하고
아들 며느리 손주들 도시락 준비를 마치고
(며느리가 도시락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하심)
손주까지 학교에 보내 놓으신 후
아들이 뽑아 드리는 커피를 마신다.
분주한 아침을 정리하고
커피를 마시며 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
여유있는 시간이다.
매일 드시는 커피에 늘,
맛있다, 고소하다, 거품이 잘 나왔다 해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