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가 그젠가
문득, 내 어머니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을 기대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이 내가 병원에서 오다리로 일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2009년 9월 7일,
유난히 길었던 하루였다.
억지로 불편한 웃음을 웃고 다녀서 그랬는지
입가 피부가 하얗게 피어 있는 줄도 몰랐다.
막연히 한 6개월이나 할까 했던 일이
3년을 꽉 채우게 되었으니
내 평생 직업으로 정착해 버리나 싶은 생각도 했었다.
나도, 남도, 서로 얼굴이 낯선 그 초기에
복도에 서 있는 나에게 누군가 말했다.
손가락으로 날 쏘듯이 가리켰는지도 모른다.
" 너, 오다리야? "
일을 시키기 위해 내 신분을 확인한 것이었다.
사실 당연히 그저 오다리인 것인 것이 맞는데
왜 그 때 나는 처량한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내 생애 처음의 기도
밥 먹기 전엔 이렇게 기도해라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밥 먹고
좋은 사람 되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나는 이 기도를 꽤 성장하고도 남은 시절까지 하고 있었다.
기도 얘기를 하다가, 누나가
" 너는 아직도 그렇게 기도하냐? " 고 할 때
비로소 깨달았었다.
내가 아기 때 배운 기도를 수십 년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머니는 무엇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또 어머니 자신도 그렇게 기도하셨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