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살고 있던 그 청년은 대학교 졸업반이었습니다.
얼마 전 진주 근교 고등학교에 과학 교사로 임용된 누나를 찾아
대곡이라는 시골 마을을 찾았는데
타지에서 동생을 맞이한 누나는
학교 근처 식당에 동생을 데리고 가서
음식을 시켜 주었습니다.
이름하여 삼.겹.살.
냉동된 고기를
대패로 굵직굵직하게 썰어 돌돌 말려 나온 것을
접시에 한 가득 담아 나왔는데
이걸 그저 불에 구워 먹는 것이랍니다, 고기만.
소리만 지르지 않았던, 그 놀란 청년.
그 청년에게 그 때까지 고기란
찌개에 살짝 담궈 먹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고기만으로 식사를 하는 그런 일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그의 생을 가로막고 나타날 줄은 몰랐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세월이 몇 년 지나서
이제 지금 청년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각시탈 나오던 시대처럼
전설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어 소개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