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옛날 옛날
어려운 살림살이에, 한가위라고 해서 얼마나 풍족했겠습니까?
추석에 잘 먹으면 다른 날 열흘이 배고플테고
옷이라도 하나 장만한다면 그 여파가 몇 달에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년에 하루는 걱정을 접어 두고
가난하지 않은 듯, 풍족한 듯 그렇게 지내고 싶었던
옛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지혜였을까요?
 
설날에는 있는 집 사람들이 설빔이라고 옷을 해 입었다면
추석은 설날에도 옷을 해 입을 수 없었던 없는 집 사람들도
각자 형편에 맞춰서, 뭐라도 함께 나누어 먹으며 풍요로움을 즐겼던
그런 날이 아니었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이제는 매일 매일이 설날보다, 추석보다, 생일날보다 더 풍족하지만
그래도 역시 집마다 가지고 있는 앞날 걱정, 빚 갚을 걱정,
그리고 전진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감 같은 것을 잠시 내려 놓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부침이라도 함께 부쳐 먹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