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렇게 흔치 않은 비오는 날이
모처럼의 운동회와 맞아 떨어질까?
뒷마당에 내리는 이슬비
운동을 못하는 저에게 느껴지는 야릇한 기분
 
늦잠에서 일어나 서둘러 김밥을 쌌습니다.
쉬운 썰어 담기를 맡았습니다.
우리 식구 것, 목사님 드릴 것, ㅊㅇ이네 것, ㅇㅎ이 것
 
회장님이 8시 30분까지 오라 했는데
이미 불가능하고
9시까지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카톡.
체육대회 취소.
흐흐.
 
청년부와 장년부 축구를 한대서
이미 선수 선발이 끝났을 시점에 맞춰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신발도 Crocs 슬리퍼를 신었습니다.
신발 때문에라도 선수에 선발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까지 약 60명?
취소된 운동회치고 꽤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언뜻 장년부가 체력에서 청년부의 상대가 될까 싶었는데
그렇죠. 청년부에서 최근에 업그레이된 젊은 장년들이 많았습니다.
중간에 나정규 집사님도 들어 갔습니다.
100 미터 달리기 공식기록 10초5 보유자.
50대 천석기 집사님도 100 미터 11초.
 
처음엔 장년부 선수 자기 혼자 넘어져도
파울을 받는 불공평한 진행을 하다가
전세가 비등비등해지자 심판은 점점 공정해집니다.
 
정식 게임을 마쳐서 준비한 도시락을 꺼내 오는데
점심 안 먹고 또 한답니다.
또 하고 나더니 한 번 더 한답니다.
 
밥 먹자 마자 릴레이 경기가 이어집니다.
청년, 장년, 청과 백, 아이들, 남자, 여자, 혼합.
 
아, 경품 추첨만 하면 완벽한데
당첨 확률도 몇 배로 높은데
운동회를 취소했는데 경품 추첨은 안 된답니다.
 
다 마쳤는데도 이쉬운지 괜히 안 가고 서 있습니다.
 
김성태 집사님, 손 빨리 낫길 바랍니다.
박영헌 군, 발목 걷어 차인 것 빨리 낫길 바랍니다.
천석기 집사님, 무릎 까진 것 빨리 낫길 바랍니다.
그리고
전준호 집사님, 피곤한 얼굴 활짝 펴지길 바랍니다.
준비에 진행에, 어려운 결정까지, 고생하셨습니다.
 
 
이상하게 최저 화질로 찍힌 릴레이 동영상들
첨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