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등 한 번 못 해 보신 분들,
현재도 만만치 않으실텐데 슬픈 과거를 자꾸 생각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목을 보고도 들어 오셨으니
계속 하겠습니다.
 
어젯 밤 퇴근 길, 아내의 카톡을 확인하고
리엘이 학교 간식용 음료수를 사러
한국 식품점에 들렀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와, 또 한국에서 얼마 전에 호주 탐색 차 오신 분이 있었는데
계산을 할 때 그럽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고.
얼마나 있으면 귀가 뚫릴까 하는 얘기.
그리고 저에게 물어 봅니다.
얼마나 있으니 귀가 뚫리더냐고.
 
아직 안 뚫리는데요.
 
(그런데, 뚫이라는 글자 참 이상하게 생겼네요...)
 
처음 호주 왔을 때
학교 일이며 부동산 일이며 친형처럼 저희 가족을 도와 주었던 친구가
" 니는 안 들리제? 나는 들리거든 "
태권도 국가대표였던 그 친구
그 친구보다 좀 더 영어를 공부했었을 저는
얼마 만에 귀가 뚫릴 수 있을까?
1년일까?  2년일까?
 
7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격이 영어하기에 어려운 성격이라서 그렇나
그 친구는 30 대에 왔고 저는 40 대에 와서 그럴라나...
어쩌면 그런 일은 앞으로 저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도 영어 일등이라는 추억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 반에는 다른 과목은 몰라도 영어는 남들보다 특출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발음 또한 다른 아이들과는 완전 달랐습니다.
영어에 자신이 있어서 영어 시간만 되면 늘 적극적이었습니다.
영어 선생님 눈에 띄고 영어 선생님과 친근한 학생이었습니다.
그 친구 이름을 잊어서 '김영어' 군이라 하겠습니다.
 
자율학습을 한다고 집에 못 가고 모두들 교실에 잡혀 앉아 있는데
지나가던 영어 선생님이 괜히 문을 스스륵 열고 들어 오시더니
이 반에는 영어 '수'가 한 명이다. 하십니다.
 
그러자 김영어 군 주위에 앉은 아이들이 일제히
영어야 축하한다 영어야 축하한다. 합니다.
김영어 군은 터져 나오는 기쁨의 미소를 억제할 수 없습니다.
'수'가 두 명도 아니고 한 명이라니 더욱 기쁩니다. ㅜ.ㅜ
그런데 선생님이 이어서 하시는 말
 
조.흥.수.
 
그리고 선생님은 다시 흘러가는 구름처럼 가셨습니다.
반전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