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은 노는 날이 아닙니다.
이전엔 놀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10월3일 개천절은 단군 할아버지가 개국한 날인가,
좀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날이고
10월1일 국군의 날은 의미있는 날이지만
어느 대통령께서 국민들이 놀 생각만 한다고
싹둑 싹둑
국군의 날도 휴일에서 빼고
(군인만 쉬던가 싶습니다)
아마 한글날도 휴일에서 빼고
 
어쨌거나
10월 초에 집중되어 있던 빨간 날들 중에서
한글날이 가장 푸대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이 국가적 차원에서 한글을 창제하려 하지 않았다면
조선 시대 정조(이산)가 했든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했든지
적어도 현재 이 시점까지는 누군가
한글을 창제했을 겁니다.
 
세종대왕이 그 영광의 주인공이 되었고
당시 학자들(발명가들)의 노력으로
한글은 지금의 이 모습을 띄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한글을 창제하려고 했다면
어떤 새로운 알파벳을 고안해 내었을까요?
아니면 영어 알파벳을 같이 쓸려고 했을까요?
영어처럼 가로로 이어쓰기가 되었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ㄱㅏㄹㅗㄹㅗ  ㅇㅣㅇㅓㅆㅡㄱㅣ
 
어떤 외국인들은
한국은 중국어를 쓰느냐고 묻는 분이 있는데
한국 고유의 언어가 있다고 대답하면서
어떤 한국인들이
세종대왕이 한국말을 만들어 내었다고 하는 분들을 봤습니다.
 
세종대왕은 중국말과 다른 한국말을 새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귀로 듣는 한국말을 눈으로 볼 수 있게 글자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세종대왕이 왕자 시절에 정신을 차려 보니
아버지 세조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한국말'을 하고 있어서
자기도 한국말을 한 것이고
세조 또한 아버지 태조 이성계가 '한국말'을 하는 것을 들어 배웠고
이성계도 그랬고, 이성계 아버지도 그랬고 할아버지도 그랬고
그랬습니다.
 
성경번역선교회에서 일하던 누나에게서 주워 들은 얘기로는
세상에는 매우 많은 언어가 존재한다(몇 개인지는...)
그러나 그 언어에 글자가 존재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리 미개해 보이는 적은 수의 부족이라도
자신의 고유한 언어는 반드시 존재하고
그러한 언어일수록 더욱 복잡한 문법?을 갖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라는 의미의 단어가 6개 존재하는 부족이 있는데
듣는 사람이 '우리'에 포함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둘로 나뉘고
'우리'가 둘이냐 셋 이상이냐에 따라 나뉘고
또 뭐지?
시제도 더욱 복잡하고 그렇답니다.
 
언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것들처럼 주어진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동물들도 나름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지능이 높은 고래류의 언어 연구가 관심사가 되기도 합니다.
인간과 달리 바벨탑을 쌓지 않은 고래들은
비록 지역에 따라 사투리가 심해졌겠지만 그래도
한 종에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