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잠시 소개 드렸던 제 아버지입니다.
 
 
평안북도 박천 출신으로
박천 고등중학교 3학년 때 인민군으로 징집되고
국방군의 포격에 부상을 입고 포로로 잡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하다
남조선에 남게 되었습니다.
 
국가에서 소개한 일터 중 하나인 은행에서
30여 년 오랫동안 근무하셨고
교회에선 장로로 일하셨습니다.
 
퇴직 후 폐지를 수집하며 다니시다가
길가에서 차에 치여 심한 상처를 입고
수년 간 외상성 치매 상태로 계시다가
7학년 1반이 되신지 얼마 안 되어서
우리보다 먼저 졸업하셨습니다.
10년이 좀 지난 일입니다.
체육을 잘 하시던 것은 첫째에게 물려 주시고
화끈한 성격은 둘째에게 물려 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중엔 셋째를 제일 사랑하셨습니다.
 
혹시 졸업생 모임에 먼저 가시면
제 아버지가 이 비슷한 모습일 수 있으니
먼저 아는 체 하고 말 걸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