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1남선교회 회장 조흥수 집사입니다.
이번 가족사진전이 웹상으로 국한된 이유 중에는 교회당을 빌려쓴다는 장소적 제약도 있었습니다.
한편, 노력과 기대에 비해 참여하신 분이 적은 까닭 중 하나는 장년일수록 가족사진 찍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그 동기를 드리고 싶었는데... 여전히 어려운 모양입니다.
참여하신 분들께 1남선교회를 대표해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에 누군가 다시 기획을 한다면, 2남선교회 혹은 여선교회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제출된 사진을 액자에 넣어 드려, 가정에 놓고 보실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저희 가족을 소개합니다.
어머니 박영혜 권사님
일제치하에 일본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은 시골에서 농사 짓고 동생들 돌보며 자라고
자기 몸 돌볼 여유 없이 꿋꿋이 가정을 꾸려 오신
전형적인 우리의 어머니들 중 한 명이십니다.
오랫동안 주일학교 교사직을 담당하셨고
시무권사 시절에는 교회 부엌살림과 수련회 식사지원을 총괄하기도 하셨죠.
지금도 불편한 허리와 무릎으로 교회 부엌에서 백의종군하고 계십니다.
제 주위에 있는 어떤 분보다 성경을 많이 읽고 성경에 밝은 분입니다.
호주로 이주함에 따라, 방문 비자로 일정 기간 까다로운 입출국을 거듭하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작년에 어머니를 포함한 우리 가족 5명이 모두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늘 우리 곁에 산처럼 있어 주십니다.
아내 김주현 집사
수백억이 생겨도 간호사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자기 일을 좋아하고 자기 일에 자신이 있는, 실력있는 전문 직업인입니다.
주신청인으로서 가족이라는 무거운 부담을 여린 어깨에 지고
General English Level 1부터 시작해 3년 간의 공부를 해 내고
누구의 소개도 없이 당당히 스스로 취업해서, 남편인 저까지 취직을 시켜 주었답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드라마를 사랑하고, 그 둘을 합친 것보다 저를 더 사랑합니다.
외모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씨로 저를 포용해 주고
시어머니에게 진심으로 효도하는 효부입니다.
성가대 소프라노 겸 악보 담당으로 몇 년째 성실히 섬기고 있습니다.
아라
9학년 말 어린 나이에 호주에 와서, 호주 온 다음 날 혼자서 학교에 출두해서
외롭게 도전과 극복의 생활을 시작해야 했었습니다.
낯선 언어를 익히기에 어쩌면 만만한 나이가 아니었지만
과외나 학원 혜택 없이 고등학교 공부를 다 해 내고 졸업해서
이제 간호학과 졸업반이 되었답니다.
청년회 총무 일도 했었고, 소울 찬양단에서는 보컬로 섬기고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 솜씨도 일품입니다.
신앙이 있기에 더욱 소망이 있는 아라입니다.
리엘
그야말로 A, B, C는 들어 봤지만, D부터는 모른 채 백지에서 시작한 아이
유일하게 아빠의 언어 지원을 받고 학교에 출두했었습니다.
그래도 '화장실'은 뭐라고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나서 등돌려 나왔어야 했는데....
독서와 글짓기에 특히 재능이 있어 글짓기 1등상을 받아 옵니다.
처음을 뒤돌아 볼 때 더욱 값진 결과라,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한국에 거주하지 않아 생길 수 밖에 없는 빈 공간을 메꿔주기 위해,
매일 잠들기 전 침대에서 저와 같이 용어를 중심으로 가벼운 공부를 합니다.
아기들을 좋아해서 교회 아기들을 잘 돌봐 주는 착한 아이입니다.
초등학교 졸업반.
저 조흥수 집사
아내 등에 업혀서 편하게 영주권까지 받았습니다.
내심 자신이 있었던 영어는 6년이 된 지금까지 저를 오히려 바닥까지 눌러 위축시키고,
마흔이 넘어 호주에 왔지만 막연히 젊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덜컥 겁이 났었던 기억.
공부하는 아내를 도우면서 몸으로 하는 갖가지 일들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내가 있는 수술실 Orderly로 취직해서 지금까지 중 가장 편한 육체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저의 즐거운 일상 속에, 성경읽기와 운동하기와 노래연습하기를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4년 전 이원호 집사님과 같이 안수집사로 임직을 했고
성가대에서는 베이스 겸 성가대장을 맡고 있고,
교회 사진을 찍어 교회 기록 관리를 보조하고 있고, 교회 소식지 열맺나의 고문이며,
교회 홈페이지 관리자로 매주 업데이트와 유지 개발, 그리고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일에, 제가 할 수 있겠다 싶은 일을 그저 하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1남선교회 회장 직을 1달 여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이 자리에 맞는 적절한 분이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